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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생각에
나는
괜찮은
사람인
같습니다.
노래방 운영, 청소 노동과
요양보호사 일을 경험한
최남희(가명) 님의 이야기
요양보호사 자격시험 문제집 책등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름은 최남희이고 나이는 58년 개띠입니다. 평택에 살고 있고요. 장점은 나의 주어진 책임을 충실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고 노력형입니다. 깨알 같은 노력을 합니다. 단점으로 말할 것 같으면 모든 걸 또 포용하려고 하는 게 있어요. 모든 걸 내 손으로 하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소심한 성격이 있습니다.

다음에 태어난다면… 내 성격 괜찮아. 다시 기회가 된다면 지금 태어난 것보다 조건이 훨씬 낫겠죠? 배우고 싶은 것 배우고 부모에게 혜택도 받고 머리숱도 많고 다리도 적당히 굵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내 성격과 외모는 좋습니다. 왜냐하면 운동도 좋아하고 친구도 좋아하고 모든 사람과 친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체력이 약해지다 보니 의기소침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나이를 먹다 보니 노화가 오고 있어요. 두 가지 삶을 동시에 살 수는 없는 거잖아요. 만약 제가 잘 살았어도 그 삶에 만족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인생은 늘 아쉬운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지나간 것을 바탕으로 현실에 맞게 지혜롭게 살고 싶습니다. 특별히 잃을 것도 없고 특별히 얻을 것도 없지만 지금은 오히려 옛날보다도 진실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남편과 결혼생활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내 생각에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 잘못된 선택을 했지만 어떻게 해서든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돈을 벌었어요. 나가서 돈을 벌어보니 느낀 것은, 우유배달이라도, 아니면 사업을 하다 망해서 트럭을 끌든 리어카를 끌든 열심히 사는 사람이 좋아 보여요. 남편은 실망스러웠고 저를 힘들게 해서 가족들이 힘들어했어요. 일을 힘들게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부정맥이 오고 지금도 건강이 안 좋아요. 우리 현실에 맞게 다독거리며 살고 싶었지만 남편이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일을 안 해도 좋으니까 집에서 아이들이라도 봐달라고 했는데 그것도 어려웠어요.

(이혼하기 전에) 남편과 살던 집에서 나가 원룸을 얻을까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딸들이 위험할까 봐 고민도 많이 됐어요. 그때 당시에는 셋방살이를 해보지 않았을 때라서 걱정이 많이 됐어요. 그러다 남편과 사는 게 힘들어서 도저히 안 되겠어서 짐 싣는 트럭을 불러서 그 원룸으로 나와 살게 됐어요.
이전에 어떤 일을 했었나요?
노래방 운영을 했어요. 그때만 해도 사람들이 고약해서 노래방 장사를 신고했어요. 술을 팔면 불법인데 술을 안 팔면 먹고살 수가 없었거든요. 그때 남들이 신고해서 경찰이 자주 왔고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그래서 노래방 문을 닫고 한동안 수입이 없어서 다른 노래방에서 직원으로 일했어요. 그렇게 일을 하면서 한 달에 250만 원 정도를 벌었어요. 그러다 가게 공기가 안 좋아서 거기서 자면 목구멍이 아프니까 계속 지낼 수 없어서 다시 집으로 들어갔어요.

당시에는 아이들도 어리고 남편도 의지가 안 돼서 의지할 사람이 하나도 없었어요. 우울증도 심했고요. 책임을 져야 하는데 짐을 지기가 너무 어렵더라고요. 어느 날은 일하다가 부정맥이 심하게 와서 목이 졸리는 느낌이 났어요. 밤에 생활하고 낮에 자니까 건강이 많이 악화되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벌어야 아이들 학원을 보낼 수 있었어요. 이제 아이들이 성인이니까 말하지만 그래도 날마다 나가면 10만 원, 15만 원 벌 수 있으니까 일을 나갔죠. 낮에 식당 다니면 아이들을 키울 수가 없고 그 돈으로 가르칠 수가 없으니까요. 하루는 동생이 자기도 따라가서 돈을 벌고 싶다고 따라왔는데 무섭다고 못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경비실 현관에 들어오면서 이러더라고요. 언니 참 대단하다. 옛날 사람들이야 어디서 돈 나올 데가 없으니까 그럴 수 없었지만 우리 때는 어려운 사람들 다 노래방에서 일했어요. 그때 사람들이 돈 줘놓고 신고한다고 협박하고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아이들한테 노래방에서 일하는 걸 다 이야기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어제 쓴 돈을 도로 달라고 손님들이 협박하기도 했고요. 나는 시간이 돈이라고 말했죠. 끌려다닐 만큼 끌려다녔고 그 대가는 다 했으니 여기에 대해서는 태클 걸지 말라고 했죠. 내가 지금 이 일을 할망정 나한테 미련 갖지 말라고. 어떤 날은 그 손님이 제가 일하는 다른 가게에 우연히 왔어요. 다 먹고는 돈을 안 내고 가더라고요. 제가 말했어요. “꺼져.”

옛날에는 여자들을 안 가르치기도 했고 집도 가난했으니 원하는 만큼 공부를 못했어요. 열다섯 살부터 공장에 다니면서 그 당시 소 한 마리에 45만 원이었는데 스물둘까지 공장 다니며 돈을 벌어서 엄마와 가족들에게 줬어요. 빈혈이 심했지만 책임감 때문에 열심히 일했어요.
책상 위에 놓여있는 요양보호사 자격시험 문제집
일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노래방을 오픈하자마자 가게 기계를 도둑맞았어요. 이래저래 속병이 생겼어요. 그때는 요금을 시간당 2만 원을 받았는데 직원들을 너무 괴롭히더라고요. 수치스러운 대접받으면서 일하는 사람들 불러서 제가 돈을 미리 줬는데, 손님들이 놀고 나서는 돈을 안 줘요. 어떤 날은 손님 손가락을 물어뜯었어요, 너무 열받아서. 어떤 날에는 손님들이 신고해서 법원까지 갔어요. 불법 장사를 했다는 이유로 신고를 한 거죠. 누군가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불법 장사니까 그만두라고, 누가 신고하면 방에 술 들어간 거 어떻게 치울 거냐고. 어쩔 수 없이 장사했지만, 다른 거 하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다른 거 할 게 뭐가 있어요? 보험도 못 해요. 시험 보려면 어려워서… 식당 다니려면 체력이 있어야 하는데 체력도 없고요. 아이들이 다 클 때까지 시간이 필요해서 나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어요. 아이들이 한참 중요한 나이에 좋은 환경을 주고 싶어서 열심히 일했죠. 제가 가진 게 그 가게밖에 없었는데 허구한 날 정지를 당하니 가슴이 너무 조여들더라고요. 못 마시는 술을 마시고 밤에 안주를 먹느라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그러다가 일을 그만두시고 요양보호사를 시작하셨다고요?
힘들어서 노래방 일은 더 못하겠더라고요. 그러다 갱년기가 왔어요.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왔고요. 그때 당시에 요가 같은 운동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꾸준히 하지 못했어요. 지금은 오히려 철이 들어서 절실하게 운동을 하려고 하는데, 그때는 몰랐어요.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머리도 다 빠졌었는데 머리도 심었어요. 저의 자연스러운 외모가 손상되는 게 속상했어요. 저는 꾸미는 것보다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하는데 내 것을 잃었다는 게 자존심이 상했어요. 정신적으로 우울하고 몸도 약해지고 경제적으로도 안 채워지다 보니 우울하게 10년을 살았어요. 그러다 보니 몸이 말을 안 듣더라고요. 우울한 게 정말 무서운 것 같아요. 우울증 약을 힘들 때마다 먹었더니 20일 정도 먹으니 밥을 먹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밥맛이 좋아지면서도 그 약을 계속 먹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면서 이 일 저 일 다 해봤죠. 친구와 고물상 일을 해보기도 하고요. 그런데도 경제적으로 나아지는 것이 없다 보니 힘든 것은 여전했어요. 먹고살려고 해봐도 내 것이 안 생기고 하니까 마음은 헛헛하고 막막하더라고요.
책상 위에 놓여있는 요양보호사 자격시험 문제집 최남희 님이 공부한 요양보호사 자격시험 문제집 내지
저를 도와줄 사람도 없고 제가 자식들에게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기대고 싶지 않아서 내가 나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기를 바랐어요. 주변 친구들이 요양보호사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어디서 교육받고 운 좋으면 집 근처에서 나와 맞는 할머니를 만나서 몇 시간 일하고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몸은 힘들지만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기로 결심했어요. 고용노동부에서 따게 되면 일주일에 한 번 다녀야 하는데 그게 너무너무 힘들어서 사설 학원에서 등록했어요. 제 삶을 스스로 해결해 보려는 마음에 자격증을 준비했어요. 1월 4일부터 시작해서 4월 4일까지 일했어요. 다리가 아프기도 아팠지만 제가 돌보던 할머니가 이전에 일했던 요양보호사를 고용하겠다고 하셔서 그만뒀어요. 그전에 일했던 요양보호사가 할머니를 자주 찾아뵙고 반찬도 해다 드리고 하니까 익숙하고 그 사람이 편했나 봐요. 할머니를 이해해요. 그러고 나서 저는 좌절할 뻔했지만 다른 식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자식이든 사위든 기대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마음이에요. 자식들도 얼른 벌어서 자리 잡고 싶고 계획이 있을 테니까요. 저는 지금 큰돈을 벌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저한테 맞는 일을 찾아서 조금씩 하면서 건강을 지키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렇게 하면 작더라도 안정감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고 자식들과 서로 짐도 줄여줄 수 있을 것 같고요. 지금 바라는 것은 이런 것이에요.
복용법, 식후 30분, 하루 1~3번 조절해서 드세요
제가 수준 있는 말은 못 하지만 사실대로 이야기했어요. 내 가슴과 내 머리로 느꼈던 것을 그대로 말했어요. 저 원래 말 잘했는데 잊어버렸어요. 체중도 떨어지고 모든 기능이 떨어지다 보니… 옛날에는 제가 이렇게 말을 하면 배운 사람들도 저한테 말을 잘한다고 했어요. 책도 안 봤는데 말이 끊기지도 않고 말이 술술술 나왔어요. 예전에는 노래방에서 일하던 애들이 제가 말하면 받아 적었어요. 자기도 써먹는다고. 언니 왜 이렇게 말 잘하냐고. 지금은 자신도 없고 살도 빠지고 하면서 제대로 활동을 못하고 살지만요.

저는 다시 태어난다면 결혼 안 할 것 같아요. 내 전공 살려서 할 일 하고 멋지게 살아보고 싶어. 건축 공부를 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짓고 싶어요.